나에게 탈모가 올줄이야...
우리 아버지는 정수리 탈모가 있으시다. 할아버지가 엄청 어렸을때 돌아가셔서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없지만 부모님의 말씀에 따르면 할아버지는 탈모가 아니셨다. 탈모는 한세대 건너뛴다는 말도 있던데 아니다. 27살에 취업하기 전까지만 해도 잘 몰랐는데 30대가 되고 나니까 눈에 띄게 머리가 비어있다는게 보이기 시작했다. 올해 추석에 내 머리 사진을 카메라로 직접 찍어보고 많이 놀랐다. 그래서 병원을 방문해서 약을 먹기로 결심했지만 추석때 피부과 진료를 받기가 어려워서 추석끝나고 처방을 받기로 계획하고 연휴기간동안 열심히 탈모치료에 대한 공부를 했다.
남성형 탈모(안드로겐성 탈모)를 몇 일간 심도있게 공부한 결과물이다. 남성형 탈모는 DHT라는 호르몬 때문에 발생한다고 하는데 DHT라는 호르몬은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5α-환원효소와 만나면서 전환된 호르몬이다. 이 DHT호르몬이 안드로겐수용체를 통해 모유두세포(모발의 성장을 담당하는 세포)에 들어가면 BMP, DKK-1, TGF-β1 모근세포파괴물질이 분비되어 탈모를 유발한다. 내용이 매우 어려웠다. 하지만 결국 DHT라는 호르몬을 억제하면 탈모를 어느정도는 방지할 수 있다는 결론은 얻을 수 있었다.
탈모약의 종류가 많아도 너무 많았다.
탈모치료제로 사용하는 약의 종류는 크게 피나스테리드 계열(5α-환원효소 2형만 차단)과 두타스테리드 계열(5α-환원효소 1,2형 모두 차단)로 나누어진다. 흔히 알고있는 프로페시아가 피나스테리드 계열의 약이라고 알면 될 것 같다. 아무튼 두타스테리드 계열이 DHT농도를 더 많이 감소시킨다고 하지만 부작용이나 효능이 피나스테리드 계열보다 낫다는 과학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나는 피부과에서 피나스테리드 계열의 약과 미녹시딜(뿌리는 탈모치료제)을 2달치 처방받았다.
광고 일절 없다.
그냥 열심히 시키는대로 1일 1회 베아리모(프로페시아 계열 경구약) 복용, 매일 마이녹실(미녹시딜 5%) 바르기를 실천했다. 마이녹실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미녹시딜은 원래 고혈압 치료제로 사용하지만 5mg 용량으로 정제된 미녹시딜은 혈관 확장 작용이 있어서 모발 생성을 촉진시키는 효능이 있어 탈모치료제로 사용되는 약품이다. 1회 도포했을 때 12시간 정도의 약효과가 있어 1일 2회 아침, 저녁으로 도포하는게 권장사항이지만 바르고 나면 머리가 떡져서 출근하기 전에는 바를 수가 없어서 나는 1일 1회 퇴근 후에만 도포했다.
효과가 눈에 보인다.
인터넷을 정말 많이 검색해보고 시작한 치료였다. 쉐딩현상(머리가 빠지는 현상)이 올 수도 있다고도 하고 2달 만에 효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했지만 나는 2달 만에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났다. 오늘 2달치 약을 다 먹어서 새로 약을 3달치 처방 받아왔다.
부작용은?
탈모가 있는 사람들도 탈모약을 먹기 전에 부작용 때문에 망설인다. 사실 나도 마찬가지였다. 부작용때문에 무서워서 약을 먹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계속 미뤄왔다. 대표적인 부작용은 발기부전, 사정액 감소, 브레인 포그 등이 있다. 사실 3%전후의 미비한 부작용 사례가 있는데 다행스럽게도 나에게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 여성들이 만지거나 호흡을 통해 약의 성분이 들어갔을 때 남성태아의 전립선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여성들 근처에 두지 않는 부분만 주의하면 될 것 같다. 체액으로도 전달되지 않는다고 하니 그 부분도 걱정 안해도 될 듯하다.
젊은 탈모인들이여 망설이지 말고 얼른 시작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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